
고령화와 도시공동화가 빚은 가장 큰 소외는 아마도 독거노인이 아닐까. 사회적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복지 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소담차반은 정성 가득한 도시락, 그리고 손맛 깃든 식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독거어르신 도시락 배달하는 국숫집
서울 동작구 상도동, 평범해보이는 아파트 단지 어귀에 '소담차반' 간판이 보인다.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식당이지만 이곳에는 사연이 있다. 소담차반의 모체는 한국시니어연합이라는 노인문화운동단체. 복지센터에서 오랜 동안 돌보미 사업을 해온 황보태자 사무처장은 식사를 거르는 노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사회적 기업이라는 해법을 찾게 되었다.
"예전에는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이 없었잖아요. 저소득층의 경우 식사를 거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도시락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싶은데 단체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서 고민하던 차에 사회적 기업 공고를 보고 시작하게 된 거죠."
무료급식소 등 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지만 그것도 평일에 국한되기 때문에 노인들이 주말 끼니를 해결하기는 힘든 실정이었다. 소담차반은 주말에도 변함없이 도시락을 배달한다. 더 많은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그리고 매장에 더 많은 일손을 고용하기 위해 식사메뉴를 제공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식당은 365일 돌아가니까 음식장만은 편해요. 식당 점심시간이 끝나면 새로 반찬 만들어서 배달을 가요. 4시 정도 도착하거든요. 밥 두 끼에 반찬은 다섯 가지 정도로 이른 저녁을 드실 수 있어요. 겨울에도 따뜻한 밥을 드리고 싶어서 보온도시락을 이용해요."
식사를 하는 노인은 80여 분 정도. 장애가 있는 분들의 경우 식사 시간 이외에는 누워서 지내는 분들도 제법 있다. 요일마다 다르지만 최소 10명에서 35명까지의 봉사자들이 도시락을 싸고 집집마다 배달하는 일에 손길을 보탠다. 이 일을 통해 지역사회의 청년들과도 교류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 돋울 수 있어 다행이라는 황보 사무처장.


손맛과 일자리 나누는 지역 사회 만든다
동작구 내에는 현재 10곳 정도의 서울형 사회적 기업이 있는데 매달 한 번씩 가지는 지역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일손과 조언, 노하우 등을 나누는 이 시간을 통해 노인과 청년의 일자리가 함께 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발견한다. 현재 소담차반의 직원은 11명인데 취약계층이 6명이다. 운영비 중 인건비는 60%까지 지원받고 있다.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또 지역복지를 제공할 수 있고. 그런 것이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저희의 공통 목표니까요. 문제는 역시 수익구조예요. 현재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단골고객을 늘려서 올해 10월까지는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소담차반의 경쟁력은 손맛이라고 할 수 있다. 한식 조리사가 손이 많이 가는 만두까지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든다. 대량공급되는 식재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 '집에서 만든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 메뉴는 해물파전(만원)과 만두전골(3인 기준 2만원). 점심식사 메뉴는 5~6천원 선이다. 식당은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이고 고령 노동자의 특성상 종일 근무가 아닌 교대근무로 가능한 일자리를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집에 있으면 고독하고 아프거든요. 오전 오후 교대로 일주일에 40시간씩 11분이 일해요. 자리를 잡으면 최소한 노동을 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좀 더 줄이고 월급을 나누려고 해요.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해요. 이 일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해요. 열정과 의지는 그 다음이고요."
올해 환갑을 맞은 황보태자 사무처장은 누구보다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소중함을 힘주어 말한다. 그는 소비자단체에서의 오랜 자원활동과 기업 소비자상담실 근무 경험을 십분 살려 앞으로도 노인들을 위한 일에 힘을 쏟을 생각이다.
"퇴임 후 2005년부터 복지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아픈 데가 없어서 불만이에요. 나와서 활동하면 아플 틈이 없어요.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돌려줘야지요. 단골 중에 적어도 60세는 넘은 남자분이 매번 거동이 불편한 아버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데 마음에 밟히더라고요. 조만간 어르신들 모시고 경로잔치를 하려고요. 소담차반도 알리고 좋은 일도 하니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요."
02-812-7753, www.sodamchaban.com












js_aliss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