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말의 이른 아침, 줄줄이 이어져 있는 과일 가게를 따라 걷다 귤 상자를 정렬하는 우신상회에 들어섰다. 사과, 딸기, 감 같은 과일부터 시작해 밤이나 대추, 땅콩까지도 진열했다. 상자를 정렬하던 우영구 대표(64)가 평생의 과일 장사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었다. 우신상회가 인근 골목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다 영등포 청과물시장인 조광시장으로 자리를 옮겨온지는 2년 정도가 되었다. 과일 전문 가게인 우신회를 꾸려온지 20여년이 넘었다고 하니 과일 장사만 평생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매하는 과일은 시골의 농가에 직접적으로 가서 사오기도 하고, 중간 상인이 팔아 달라고 가져오기도 한다. 어떤 방법으로 들여오든 상품의 질을 최우선으로 한다. 거의 우리 나라 과일만 취급하고 있는 우신상회는 하동이나 창녕에서 온 단감, 성환이나 나주, 아산에서 들어오는 배. 영천에서 올라오는 머루 포도 등 지역의 농가와 꾸준히 거래를 해오고 있다. '설향'을 비롯해 우신상회 안에 전국의 특산 과일들이 모두 모이는 셈이다. 지역 농산물에 거리를 느끼는 서울 사람들에게도 편리하게 공급하고 싶다.
대형마트가 출현하고, 작은 과일가게뿐 아니라, 이에 맞는 대량생산을 할 수 없는 작은 농가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계속해서 농법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좋은 품종이 탄생하고 있다. 우대표는 우리나라의 농업 기술력과 도매시장의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 실제로 조광시장의 과일 가격은 마트에 비해 저렴하다. 11월 23일 현재 한국물가협회기준 서울의 시중 귤 10kg 가격은 29,800원이지만 조광시장에서는 1만원에서 1만5천원 꼴에 구입이 가능하다.

새벽부터 조광시장 불 밝히는 과일 사랑
우대표의 과일 사랑은 일찍이 청년 시절 시작되었다. 그 당시엔 농사를 짓는 일이 흔한 일이라 익숙했을 뿐 아니라, 농산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있었기 때문에 한 선택이었다. 청과물 도매 시장인 조광시장은 일찍 문을 열어 보통 새벽 4시쯤 집을 나선다. 빠를 때는 2~3시에 나올 때도 있다. 남들은 모두 잘 시간, 조광시장은 낮보다 더 바쁘게 움직인다. 밤도 낮처럼 밝히며 일한 덕인지 가게를 시작하고 십여년 동안은 장사가 무난히 잘 되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우신상회를 운영하며 자식 4명을 모두 교육시켰고, 큰 딸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었다며 뿌듯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우신상회가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일이 될거라는 우 대표. 지금까지 쭉 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시작했으니까 제일 잘 아는게 이거니까. 이 나이까지 하는것도 축복이지. 하던 거니까 재밌게 하는 거야 그냥." 인터뷰를 하면서도 시종일관 귤을 하나하나씩 집어 닦고, 정렬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영등포동6가에 위치한 영등포 청과물 시장, 조광시장은 70년대 초 자연스럽게 청과시장이 형성된 상태에서 85년 용산청과시장이 가락시장으로 이전한 후 서남권의 대표 청과도매시장으로 활성화 되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운영되는 조광시장은 과일 도매를 주로 한다. 영등포시장역 4번 출구로 나가 길을 걷다보면 '-상회' , '-청과'로 끝나는 과일가게들이 줄을 잇는다. 이른 아침 해가 뜨기 전, 조광시장은 가게마다 노란 불을 밝히고 있다.
문의) 우신상회 010-9006-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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